배경 음악
로는 그 링크를 타고 가서 진수가 한 달이나 계속해서 보냈던 그 고백의 메시지를 확인했다. 로는 놀라는 눈치였다. 이후 두 사람 사이의 침묵은 제법 오래 지속되었다. 진수는 잘 되리라고 생각했다. 로는 나이 차 따위는 전혀 없는 것처럼 진수를 대했고, 진수도 그 친밀함이 보통의 친밀함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던 바이다.
진수는 집에 도착해 샤워했다. 시간은 새벽 3시를 향해 가고 있었고, 그는 평소 이 시간에는 로가 잠든 시간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하지만 그때였다. 메신저의 알림 소리가 났다. 이 시간에 메시지를 보내오는 것은 오직 로뿐이었다.
진수는 집에 도착해 샤워했다. 시간은 새벽 3시를 향해 가고 있었고, 그는 평소 이 시간에는 로가 잠든 시간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하지만 그때였다. 메신저의 알림 소리가 났다. 이 시간에 메시지를 보내오는 것은 오직 로뿐이었다.

로
잘 도착하셨어요? 늦은 시간까지 고마웠어요.
진수
로, 안자고 뭐해?


로
히히, 이제 자려고요.
진수
음, 그래. 근데 내 말 생각 해봤어? 너무 기다리게는 안 했으면 좋겠어.


로
49 27 6D 20 73 6F 72 72 79 20 61 62 6F 75 74 20 79 6F 75 72 20 6D 69 6E 64 2E 20 0A 49 20 6C 69 6B 65 20 79 6F 75 20 74 6F 6F 2C 20 62 75 74 20 49 20 74 68 69 6E 6B 20 49 74 27 73 20 67 6F 69 6E 67 20 74 6F 20 62 65 20 74 6F 75 67 68 2E

로
늦었어요. 그만 주무세요.
진수는 메시지를 곱씹었다. 헥사데시멀을 플레인 텍스트로 변환하는 사이트의 도움 따위는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진수는 혼란한 기분으로 사이트로 접속했다.

진수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이게 뭐야?’
그는 제 눈을 의심했다. 그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당황했다.

진수
‘이를 어째?’
용케도 답장을 16진수로 한 로를 칭찬이나 해야 할까? 아니, 지금 그게 문제야? 진수는 기어이 변환된 문자를 복사해 영어 번역기까지 사용해 눈앞의 한글을 확인했다. 그러나 처음 그가 읽고 이해한 그 거절의 문자는 토씨 하나 틀리지 않았다.
진수
어, 뭐야 이게. 이러고는 늦었다고? 그만 자라고?

태연하게 넘어가려는 로에게 진수는 화가 났다. 하지만 진수는 진심으로 화내지 않았다. 아니, 그럴 수 없었다. 그 평면의 진실을 확인했을 뿐이었다.
진수
후우……


그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딱 그 정도로 그의 감정은 요동쳤다. 그것이 요동이라고 표현하기에도 민망한 움직임이라는 건 잘 알고 있었다. 슬퍼지고 싶었다. 울어지고 싶었다. 하지만 전혀 아니었다.
거절당했다면, 그 장대했던 외사랑의 종지부를 찍는 순간, 바로 이순간! 그는 기다렸던 사랑이 완성되었다고 소리치고 꺽꺽 울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껴야만 했다. 그것이 젊음! 그것이 진짜 사랑! 그러나 진수는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마치, 자위 끝에 찾아오는 그 한숨의 순간처럼.
진수는 그저 고민했다. 이제 무엇을 할까? 야한 성인비디오를 볼까? 오랜만에 롤리타를 읽을까? 그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이제 주말이었다. 평소보다 긴 잉여의 시간이 왔다. 햄버거를 시켜서 배를 채우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면 될 일이다. 그는 우선, 로의 통보를 빌미로 로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사랑했고, 고마웠노라고. 하지만 상처를 치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로도 끝까지 그에게 답해주었다. 미안하다는 말이었다. 그게 어쩐지 재미가 다해 아쉽다는 말처럼 보였다. 어쨌건 그는 로의 이모티콘을 끝으로 그녀와 관련된 모든 흔적을 지웠다. 전화번호, 문자, 사진까지.
진수는 다시 어두운 방에 자신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 잠시나마 열었던 마음을 굳게 닫아걸었다. 햄버거가 배달 오는 것을 기다리면서.
거절당했다면, 그 장대했던 외사랑의 종지부를 찍는 순간, 바로 이순간! 그는 기다렸던 사랑이 완성되었다고 소리치고 꺽꺽 울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껴야만 했다. 그것이 젊음! 그것이 진짜 사랑! 그러나 진수는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마치, 자위 끝에 찾아오는 그 한숨의 순간처럼.
진수는 그저 고민했다. 이제 무엇을 할까? 야한 성인비디오를 볼까? 오랜만에 롤리타를 읽을까? 그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이제 주말이었다. 평소보다 긴 잉여의 시간이 왔다. 햄버거를 시켜서 배를 채우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면 될 일이다. 그는 우선, 로의 통보를 빌미로 로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사랑했고, 고마웠노라고. 하지만 상처를 치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로도 끝까지 그에게 답해주었다. 미안하다는 말이었다. 그게 어쩐지 재미가 다해 아쉽다는 말처럼 보였다. 어쨌건 그는 로의 이모티콘을 끝으로 그녀와 관련된 모든 흔적을 지웠다. 전화번호, 문자, 사진까지.
진수는 다시 어두운 방에 자신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 잠시나마 열었던 마음을 굳게 닫아걸었다. 햄버거가 배달 오는 것을 기다리면서.